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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는 스토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서 내용 전반적으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1.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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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스토리 1

오늘날까지, 카자르자레궁이나 아카데미아 곳곳을 다니다 보면 묘론파 학생들이 이미 졸업한 카베 선배에 대해 상상하거나 의논을 펼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같은 학교, 같은 학부 학생들에게 있어, 카베는 근 수십 년 동안 유일무이한 묘론파 인재이고, 명성이 자자한 디자이너이다. 엄청난 작품 덕에, 카베는 자신의 이름을 아카데미아의 역사에 남기는 데 성공했다. 길가에서 묘론파 학생이 연구 토론을 하고 있다면, 그들이 말하는 카베의 업적을 세어보는 것도 좋다: 카자르자레궁을 혼자 디자인했고, 오르모스 항구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고대 등대를 복원하였고, 항구의 승강기와 화물 운송 구조 시스템을 개선하고, 숲과 계곡이 둘러싼 지역 공간 최적화 방안을 먼저 제기하는 등…
업적이 쌓이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카베는 더 이상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디자이너 커리어 업적에서 모종의 대명사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은 카베와 같은 이력을 가지길 갈망한다: 학교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졸업 후 각종 대형 건축 기관에 초청된 다음, 수년 후 조직을 떠나 개인 명의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말은 여기서 멈춘다. 업적 뒤에 숨겨진 진실과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그게 바로 카베가 줄곧 숨기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카베는 매우 뛰어난 디자이너지만, 아쉽게도 그런 카베조차도 사람들이 상상하는 완벽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
카베의 과거 경험을 종합하자면, 그는 「오해는 영원히 피할 수 없는 골칫덩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사람들은 가끔 잘못된 판단을 하기 마련이다. 고지식한 선입견 때문에, 예를 들어 「디자이너」라는 것을 듣자마자 사람들은 손가락만 대충 움직이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둥, 간단하게 펜만 몇 번 휘두르면 명예를 떨칠 수 있다는 둥 백일몽 같은 얘기를 한다. 또 「예술」이라는 두 글자를 들으면 진지하지 못하다느니, 자아중심적이라느니, 성격이 음침하거나 경솔하다느니, 기고만장하는 걸 좋아한다느니 등, 어디서 생긴 건지조차 모르겠는 이상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카베 본인은 이런 상상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는 단번에 디자인을 완료할 수 없으며, 항상 모든 디자인 작업에 최선을 다한다. 또 성공한 사람인 것처럼 차려입었지만, 실제로는 단순 보수만으로 프로젝트를 평가하지 않는다. 디자인에 대한 카베의 원칙은 대부분 수메르 사람들을 초월하며, 「예술」을 디자인 생명의 원천으로 삼고 있지만 인문적 의미와 실용성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이를 위해, 심지어 카베는 어떤 것들을 포기하기까지 한다. 때로는 휴식 시간을, 때로는 예술 장식 효과를, 때로는 자신의 보수까지 말이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카베는 성공했다. 알 카자르자레궁이 발표된 후, 그의 명성은 수메르 전체에 퍼졌다. 동종 업계 사람들은 거대한 나무에 위치한 전설적인 궁전에 감탄을 금치 못했고, 디자이너의 엄청난 상상력에 경악하며, 건축의 기능과 인문적 서사를 결합한 미적 가치에 도취했다. 사치스러운 공예를 선보이면서도 건축물 자체에는 정밀함과 정교함 그리고 아름다움이 공존했다. 이 작품은 주변 산 공간의 분위기를 다시 썼다. 그 누구도 카자르자레궁이 매우 성공적인 시도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동종 업계 사람들은 카베가 개인 원칙과 커리어 문제 등에 치여 해당 프로젝트 중 파산했다는 일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 진실은 성공 뒤에 숨겨진 고난처럼, 카베의 노력으로 잘 감춰졌다

캐릭터 스토리 2

카베는 전형적인 수메르 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명론파 출신으로 아카데미아에서 근무했으며, 어머니는 묘론파를 졸업한 카베와 마찬가지로 유명한 건축 디자이너였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카베는 어릴 적부터 건축 설계에 흥미를 보였는데, 집에서 부모님이 사준 블록 퍼즐을 가지고 놀 때 부모님은 거실에 앉아 그것을 지켜보곤 했다.
말소리 하나 없어도 상관없었다. 집이란 곧 분위기였으니까. 카베의 「집」에 대한 인식은 바로 이 시절에서 비롯되었다.
평화로운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카베가 아카데미아에 입학하기 전 어느 해, 아버지는 그의 성화로 아카데미아가 주최하는 학부 대항전에 참가했다. 학부 대항전은 원래 복잡하지 않은 이벤트였으나, 공공연한 우승 후보였던 카베의 아버지는 우승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대항전이 끝난 후 실종되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끔찍한 소식이 전해져 왔다. 아버지가 사막에서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 갑작스러운 부고는 두 모자를 혼돈의 구렁텅이에 빠뜨렸다. 원래부터 예민한 편이던 카베의 어머니는 남편의 부고로 큰 충격을 받고 오랜 시간 동안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지냈다. 카베는 눈을 감고 잠에 들 때마다, 아버지가 문을 나서기 전 좋은 걸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하며 환하게 웃던 모습이 아른거렸다. 어린 카베는 만약 자신이 조르지 않았다면 아버지가 대항전에 참가하지 않았을 것이고, 실종되어 목숨을 잃는 일도 없었으리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그가 얼마나 애석하든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었다. 아버지의 죽음, 어머니의 고통… 이 모든 게 고작 자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벌어졌다. 이날부터 카베의 삶은 죄책감으로 완전히 점철되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과 함께 살아서 행복하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부터 어머니는 더 이상 웃음을 보이지 않았고, 그때부터 「집」은 따스하고 밝은 성지에서 쓸쓸하고 적막한 거실로 변모했다. 카베는 어머니가 소파에 앉아 떨리는 두 손을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을, 머릿속에 아무런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아 무엇도 그려내지 못하는 광경을 몇 번이나 지켜봤다. 그때마다 카베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짓눌린 듯한 기분을 느끼며, 자신이 아니었다면 이 집은 지금쯤 어떤 풍경이었을지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되물었다.
그때의 카베는 아직 어려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는 죄책감에 최대한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슬픈 표정을 보이지 않고, 그녀가 하는 모든 일을 응원했다. 그게 별로 도움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혼란스러운 시간이 지난 후,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된 카베는 아카데미아 묘론파에 들어갔다.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자 어머니는 기분 전환을 위해 폰타인으로 향했다가 현지에서 작업 의뢰를 받게 되었고, 수메르에 돌아와 이 희소식을 카베에게 알렸다. 카베는 어머니가 수메르를 떠나면 자신은 고독한 생활을 보내야 함을 알았지만, 흔쾌히 이에 동의하고 어머니가 떠나는 길을 배웅했다.
카베는 배가 항구를 떠나고서도 한참 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어머니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아쉬웠지만, 어머니가 마음을 치유하기엔 이곳을 떠나는 게 도움이 될 터였고,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카베는 절대로 자신의 외로움을 내비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자신은 이미 다 컸으니 혼자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만약 훗날 그가 외롭고 고통스럽다 못해 뿔뿔이 흩어진 가족 생각에 잠 못 이룬다 해도, 이 또한 아버지가 대항전에 참가하도록 종용한 벌일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해친 죄인으로서, 그는 어떤 벌이든 달게 받고 낙인을 짊어진 채 살아가야 했다.
이런 사고방식이 미래에도 그를 따라다닌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족은 카베에게 배려심을 가르친 동시에 타인에게 상처를 줄 능력을 완전히 앗아갔다고 볼 수 있었다. 이후 긴 시간 동안 카베는 자신의 개성과 이상에 사로잡혀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모든 사람을 도우려 애썼고, 일부에는 대항하려 시도했지만 결국 진심으로 적대시하지는 못했다. 그는 선한 일을 하면서도 여전히 불안감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순수한 호의 속에 살아가지 못했다.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면 늘 자신은 벌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니 고통 속에서만 위로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카베는 조각으로 치면 어떤 각도에서 봐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지만, 조금이라도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면 완전히 부서져 버리는 그런 조각상이었다

캐릭터 스토리 3

졸업 후, 카베는 같은 학부의 선생님이나 동급생의 팀에서 프로젝트를 도왔다. 새내기였던 그는 디자인을 담당하며 막중한 작업량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지만, 강인한 의지로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작업에 쏟아부었고, 장장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각종 프로젝트에 불려 가 다른 사람을 위해 밤낮으로 일했다.
그렇게 충분한 경험을 쌓은 후 카베는 협동 프로젝트를 그만두고 개인 명의로 일을 받으며 그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고객을 늘려갔다. 건축 설계를 의뢰하는 사람이 많아 사업을 벌이게 된 그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커리어에서 슬럼프에 당면했다. 실제 시장에서 요구하는 설계는 학교에서 공부한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비용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았으며, 고객의 요구사항 역시 지도교수보다 훨씬 더 까다로웠다. 게다가 수메르의 학술적 풍조도 카베에겐 큰 장애물이었다. 그는 누군가가 이전에 말했듯, 그의 이상과 커리어는 쉽게 실현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메르 학자의 유파와 관점은 끊임없이 세대 교체됐고, 그중에선 자기 비판과 자기 회의에 빠지는 사람도 많았다. 사회의 발전과 변화 역시 이러한 사고방식을 더욱 가속시켰고, 따라서 과거에는 추앙받았던 것도 언젠가는 비판의 대상으로 변할 수 있었다. 서적과 예술이 바로 그러했다.
진정으로 예술에 심취한 자 외에는 예술가가 수메르에서 어떤 것을 감내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아카데미아가 학술적 성과를 갈망하면서, 학자들도 점차 순수 학문과 실용적 기술을 신봉하게 되었다. 6대 현자의 기조는 급진적으로 변했고, 「예술은 무익한 것」이라는 관점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예술 종사자들은 소외당했고, 예술에 관한 수많은 학과들도 어느새 예술적 요소를 배제하기 시작했다.
카베가 접하는 공정 프로젝트는 더더욱 그러했다. 그는 여러 아름다운 디자인을 제시했지만, 전부 「무의미한 과대 포장」이라든가 「프로젝트에는 실용적 건축만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는 원래 예술적 아름다움과 실용적 가치를 겸비한 디자인을 추구했으나, 이제 예술은 웃음거리가 되었고, 사람들은 예술의 필요성을 부정하며 더 이상 카베에게 자유로운 설계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건축을 예술로 여기던 카베는 예술이 무익하다는 의견에는 꿋꿋이 반대했지만, 그의 업무는 기술적 지원과 투자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울타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며 투자를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러기엔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꿈과 커리어가 모두 가로막힌 카베는 긴 휴가를 내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는 폰타인에서 어머니가 보낸 한 통의 편지가 와 있었는데, 거기에는 어머니가 남은 여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찾아 폰타인에서 재혼을 할 생각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머니는 불안과 기대를 안고 이 소식을 유일한 혈육에게 알린 것이다.
카베는 답장으로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며 그녀의 행복을 기원했다. 그리고 폰타인까지 찾아가 그녀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가까운 지인 몇 명만 참여해 단출하게 진행된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어머니의 웃는 얼굴을 본 카베는 행복했지만 이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몰려왔다.
어머니는 수메르의 모든 재산을 카베에게 상속했다. 사흘 후 수메르에 돌아온 카베는 집이 얼마나 무섭도록 텅 비었는지 다시금 체감했다. 소파에 누워만 있는데도 인생이 더없이 외롭게 느껴졌다. 과거 현자들이 하나같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옳은 일을 행하라, 설사 모든 것을 바쳐야 한대도」

캐릭터 스토리 4

건설업에 종사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회를 향한 카베의 불만도 점점 커져갔다. 그때, 그에게 하나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거상 산게마 바이 어르신이 그에게 호화 저택의 설계를 의뢰한 것이다.
산게마 바이 어르신은 업계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었으나, 카베는 그를 실제로 만나고 나서야 이 어르신의 이름이 도리이며 상당한 부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저택에 대해 요구하는 점은 딱 두 가지였다. 클 것, 그리고 사치스러울 것. 카베는 원하는 스타일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에 대해 질문을 더 던져보았으나 도리는 뭐든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카베가 만나본 고객 중 비교적 특이한 케이스로, 사업을 하지만 학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조용한 곳에 사업에 필요한 호화로운 저택을 짓고 싶다며, 이것저것 묻지 말고 그냥 경이로울 정도로 호화스러운 저택을 지어달라고 했다. 그녀는 예술에 관해선 관심도 없었고, 그가 어떤 예술을 펼치든 말릴 생각도 없었다.
카베는 눈앞의 이 의뢰가 얼마나 흔치 않은 기회인지 바로 깨달았다. 설계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호화 저택이라니, 그가 원하는 이상을 모두 펼칠 수 있다는 소리가 아닌가. 의뢰인은 자본을 대고, 디자이너는 능력을 펼친다. 일이란 본래 이래야 했다. 학술 유파로 인해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히려 이상했던 것이다. 갑자기 의욕이 솟아난 카베는 밤새 디자인을 설계한 후,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도리에게 약간의 수정을 제안했다——진정한 거상 어르신의 대저택이라면 산속에 세워진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욱 전설적이고 아름다워야 한다! 정원은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며, 꽃 품종의 선택에도 신중을 기울여야 하므로 전문적인 식물학자에게 의견을 구해야 한다. 아이디어는 과감하게, 방식은 안정적이게. 방은 화려함뿐만 아니라 실용성까지 챙겨서 어르신이 원한 창고와 휴식실까지 추가 건설할 것이다. 그리고 저택을 지을 부지는… 북쪽 산기슭의 절벽이 좋을 듯하다. 산게마 바이 어르신이 매일 아침 일어나 창문을 열면 가장 아름다운 산과 강의 경치가 눈에 들어오도록 말이다.
도리가 절벽은 싫다고 거듭 말했음에도, 카베는 장인 정신과 예술적 갈망으로 최선을 다해 의뢰인을 설득했다. 그리하여 공사는 시작되었고, 카베의 감시 아래 밤낮없이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상은 그렇게 쉽게 실현되지 않았다. 부지를 선정할 때 분명 모든 요소를 고려했다고 생각했건만, 죽음의 땅의 성장 속도가 그해에 대폭 상승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공사가 70%쯤 진행되었던 어느 조용한 밤, 죽음의 땅이 소리 없이 나타나 지금까지 완성한 부분을 모조리 파괴해버렸다. 산산조각 난 잔해가 카베의 머리에 날벼락처럼 내리쳤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도리는 더욱 분노하며 카베를 즉시 프로젝트에서 해고했다. 숲의 순찰자들이 서둘러 죽음의 땅을 처리했지만, 이미 무너진 건물들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이런 기회가 다시는 찾아오기 어렵다는 걸 아는 카베는 남아서 카자르자레궁을 완성하게 해달라고 도리에게 애원했다. 그러자 도리는 날카롭게 문제를 짚었다. 부지 선정은 카베가 강력히 요구했던 것인데, 이 부지에서 집은 파괴되었고 지금까지 투자한 돈은 전부 물거품이 됐다. 그녀의 분노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공사는 어떻게 계속할 것인가? 만약 재건한다면 그 손실분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카베는 폐허에 앉아 밤새도록 고민했다. 그에겐 모아둔 돈 조금과 부모님이 남겨준 저택이 있었다. 그 저택은 한때 그의 「집」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텅 빈 건물일 뿐이었다. 「집」이란 무엇인가? 가족 구성원을 잃은 건물은 그냥 주택일 뿐 진정한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카베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날이 밝자 카베는 수메르성에 돌아가 자신의 집을 팔았다. 그리곤 집을 판 대금, 모아둔 돈, 도리가 지불한 설계 대금을 모조리 쏟아부어 이전의 70% 자금을 메꿨다. 모자란 비용은 도리가 대신 지불했다.
결국 어느 아름답고 맑은 날, 카자르자레궁이 완공되었다. 카베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그의 것이 아닌 전설적인 궁전을 완성했다. 공사가 끝난 후 그는 돈을 벌기는커녕, 오히려 후속 공사에서 발생한 일부 초과 지출로 인해 의뢰인에게 큰돈을 빚지게 됐다. 카베는 겉으로는 반발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 빚을 거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카베의 마음은 이번에도 죄책감에 물들었고, 산게마 바이 어르신도 그가 의뢰인이 아닌 자신의 이상을 위해 이러한 대가를 지불했음을 한눈에 알아보는 영리한 상인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굳이 자신의 모든 재산을 이상에 쏟아붓겠다는데, 상인이 어떻게 그를 막을 수 있겠는가? 건축은 사업에 불과하지만, 이상은 결코 그 가치를 매길 수 없다. 그 후 카베가 갈 곳 없는 처지가 되더라도 그녀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캐릭터 스토리 5

파산 이후 카베는 한동안 실의에 빠져있었는데, 카자르자레궁은 잠깐 그의 마음에 난 구멍을 채워줬다. 그리고 동시에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희생해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 되었다. 그는 방향을 잃었고, 돈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조차 없는 현실에 발이 묶였다. 어렸을 때부터 허세를 부려왔던 카베는 동기나 친구들에게 가세가 기울어 용돈 정도의 돈밖에 남지 않았단 걸 알리길 원치 않았고, 하는 수 없이 그는 술집으로 가 술을 몇 병 시켰다. 술 한 병이 비워지고, 그는 테이블에 쓰러졌다. 그러다 눈을 떴을 때 그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마음씨 좋은 술집 주인 람바드는 그를 위해 자리를 마련해주고 공짜 술을 가져다주었다. 호의에 대한 보답으로, 카베는 술집 2층의 별실을 디자인해줬다. 어쩌다 술집에서 아카데미아 학우들을 만나면 카베는 술을 마시며 영감을 찾는 척했고, 그렇게 술집에서 보름 가까이 지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또 한 번 이미 친구라 부를 수 없는 친구와 마주하게 되었다.
카베의 옛 친구 얘기에 지론파 출신 아카데미아 서기관 알하이탐이 빠질 수 없는데, 그는 동기에 비해 늦게 입학했음에도 성적이 매우 뛰어났다. 학생들은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있다는 것만 알 뿐, 그가 누구인지, 평소에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 등은 알지 못했다. 그리고 묘론파의 한 늙은 학자는 그에 관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나치게 총명해 남들과 어울릴 수 없는 천재」라고.
그때 당시 카베는 막 어머니와 이별한 직후라 홀로 고독 속에 살고 있었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그 후배와 만나게 되었고, 호기심에 그에게 말을 건네 지론파의 천재 알하이탐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카베는 오지랖만으로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카베보다 두 살 어린 알하이탐은 풍부한 재능과 지혜를 지녔지만 성격, 출신, 학술 방면에서 추구하는 개념까지 모든 것이 그와 달랐다.
학창 시절은 카베에게 많은 추억을 남겼다. 그중 가장 최악의 기억은 단연코 그 공동 프로젝트였다. 한때 카베와 알하이탐은 서로의 재능을 인정하고 고대 건축물과 고대 룬 문자 및 언어학을 주제로 정해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카베는 알하이탐이 프로젝트 신청자가 될 것을 권했다. 처음엔 팀에 다른 학생들도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뒤처졌다. 그때 카베는 처음으로 개인에게서 잔혹하고도 직관적인 재능 차이를 보게 됐다. 아카데미아는 재능에 따라 학술 자원을 분배했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확실한 이치를 깨닫게 됐다. 알하이탐의 말을 빌려 말하자면 이랬다. 「때론 재능이 상한선을 정하고, 노력이 하한선을 정하지. 일반인과 천재는 마지막엔 현실적인 요소에 의해 구분되니, 억지로 본인이 속하지 않은 그룹에 끼어들 필요는 없어」 그런데도 카베는 계속해서 주장했다. 그것은 단지 과정에 있는 장애물일 뿐이지 결과가 아니며, 지혜는 많은 사람이 함께 발굴해야 하는 것이라고. 다른 학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카베는 제 시간과 공을 들여 그들의 일을 도맡았고, 무거운 짐을 짊어지었다. 알하이탐은 그와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는 카베가 지나치게 이상만을 좇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술은 자선활동이 아니며, 짧은 구호 활동으로 현실을 바꿀 순 없다는 말도 내뱉었다.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그러다 결국 팀엔 카베와 알하이탐 두 사람만 남게 되었는데,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둘은 결국 폭발했다. 카베는 알하이탐이 지나치게 이기적이라 말하며, 분명 더 많은 사람을 돕고 더 많은 이들과 어울릴 수 있을 거라 말했다. 알하이탐은 카베의 비현실적인 이상주의는 현실에 대한 도피라고, 그리고 언젠간 살아가는 데 있어 짐이 될 것임을 지적하며 이는 단순히 카베의 마음속 피할 수 없는 죄책감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것은 가장 친한 친구가 날린 일침이었다. 알하이탐은 그간 카베가 직시하지 못했던 현실을 일침했고, 카베는 처음으로 현실에서 아픈 곳을 찔리고 말았다. 그는 이 지나치게 총명한 사람과 친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선언했다.
팀은 와해됐다. 알하이탐은 과감하게 논문의 서명을 그어버렸고, 화가 난 카베도 논문 초고를 찢어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후회하며 다시 주워다 붙였지만. 그는 친구를 바꿀 수 없으며, 친구 또한 자신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달았다.
후에 두 사람은 학술 간행물을 통해 몇 차례 의견 대립이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그들의 공동 프로젝트였던 《적왕 문명 유적의 고대 룬 문자 및 건물 설계 방향 해독》이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해당 프로젝트의 언어학적 성과는 일부 고대 언어에 빠져있던 문법 규칙을 채웠고, 그 덕분에 고대 서적의 해독이 가능해졌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의 건축학적 성과는 수메르의 일부 특수 지형의 가옥 하중 구조를 개선해 오지 주민들의 삶이 한층 나아졌다. 아카데미아 측은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 장소를 마련해 줬지만, 아쉽게도 일손이 부족한 데다 주요 연구자들의 마음이 맞지 않아… 결국 프로젝트는 중단되었다.
실패한 프로젝트는 카베 인생에 피할 수 없는 오점이 되었다. 훗날, 여러 차례 현실의 벽에 부딪힌 카베는 결국 인정했다. 혼자만의 생각과 소망이 항상 유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그는 과거 친구가 했던 말의 참뜻을 이해했다. 아무것도 없이 공중 화원에 가려는 이는 결국 공중에서 헛발을 디뎌 떨어져 죽게 된다. 천재면서도 카베는 그룹을 원했고, 남들과 멀어질까 봐 두려워했다. 그와 알하이탐의 차이는 바로 거기에 있었다.
술집의 테이블로 생각이 돌아왔다. 몇 년이 지났을까, 카베는 술을 사러 온 알하이탐과의 우연한 만남에 놀랐다. 알하이탐은 한눈에 그의 현재 상황이 좋지 못하단 것을 알아챘다. 오랫동안 삶에 짓눌렸던 카베가 모든 스트레스를 쏟아냈다. 문제를 감출 수도 없으니, 유일하게 관계가 깨져버린 친구 앞에서 가면을 쓸 필요는 없었다. 그는 수많은 불만을 입에 담았다. 늦은 밤 술집에서 나와 한때 자신의 집이었던 그 건물을 보고 나서야 조잘거리던 입을 멈췄다. 알하이탐은 그의 이야기를 듣곤 다시 한번 카베란 사람을 꿰뚫어 봤다. 그리곤 그에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네 이상은 어떻게 되어가지?」
학자에게 잘못을 인정하게 하는 것은 현실뿐이지만, 카베는 무엇이 진짜 현실인지 알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이상 자체는 틀리지 않았으며, 잘못된 건 자신의 수단이었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포기하면 안 된다.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서 행하는 선이라고 해도 결국 누군가에겐 의미가 있는 행동이다. 이상 속 꿈의 나라에 도달하진 못하더라도 그것이 반짝이며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환상 같은 현실 또한 존재한다. 갈 곳 없는 그가 어찌어찌 옛 친구의 집에 머물게 됐으며, 서기관 앞으로 된 그 집이 둘의 프로젝트의 보상으로 아카데미아에서 준 보상이라든가 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만약 카베가 포기했더라면 학술 자원도 합법적으로 집이 되진 못했을 것이다. 또 알하이탐이 조건 없이 선행을 베푸는 이가 아니란 것을 잘 아는 카베가 스스로 죄책감을 느껴 먼저 집안일을 한다고 나섰다가 잡일까지 맡게 된 일… 등등도 있다. 이것으로 증명되었다: 바꿀 수 없는 친구야말로 삶에서 변하지 않는 과거이며, 이성과 감성, 언어와 건축, 지식과 우정… 한데 뒤섞이지 않는 것들이 거울의 앞뒷면 내지 세상 전체를 구성했다는 것을 말이다

낡은 스케치 노트

두꺼운 스케치 노트. 겉표지는 가죽으로 되어있고, 안에는 그림뿐만 아니라 오려 붙인 내용들이 가득하다. 노트의 주인은 이것을 기념 책으로써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1페이지: 《건축 설계도 기초》, 작가: 파라낙. 부연 설명: 「어머니가 쓴 책이다. 인제 보니 표지 색이 잘못 인쇄된 것 같은데?」
15페이지: 흐르는 모래로 사람이 떨어지는 그림이 숨겨져 있다. 숨겨져 있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앞 뒷장이 풀로 붙여져 있기 때문이다.
부연 설명: 「아버지… 죄송해요. 대체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26페이지: 프로젝트 신청표이다. 부연 설명: 「이런 똑똑한 파트너를 만나다니 시작이 좋다」
31페이지: 학술 노트와 건축 도형이 담겨있다. 부연 설명: 「우리의 생각은 일치하며 완벽하다」 해당 문장이 그어져 있다.
「우리의 생각은 독립적이며, 그 간극은 더욱 많은 관념과 이치를 만들어낸다」 해당 문장은 남아있다.
42페이지: 한번 찢었다 다시 붙여진 논문의 표지. 별다른 부연 설명은 없다.
47페이지: 아카데미아 간행물의 발췌. 원문의 제목은 알 수 없으며, 스크랩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기적인 자는 지혜의 끝을 이해할 수 없어! 모두가 이 거대한 학술의 전당에 자신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고 외치지만, 결국 세상을 만드는 건 지식이 아닌 사람이야. 매개체가 없다면 지식 또한 있을 수 없으니까. 보편적인 가치가 보편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 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지. 널리 알려진 의미를 부정한다고 소수의 관점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순 없어. 예술과 같지. 예술은 사람 마음에 존재하는 객관적인 개념이지만, 일부 사람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니야」
「자신을 위대한 그릇으로 생각하는 것은 학자들의 맹점이지. 진리는 개인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해. 세상의 이치와 자연은 공존하며, 누군가 보건 보지 않건 쉽게 변하지 않아. 객체를 맹신하는 건 주체의 자신감이 부족함을 나타내지. 또한 관점에 자신 있는 자는 『우리』 같은 복수 인칭 대명사를 입에 달고 사용하지 않아. 난 혼자서도 충분히 내 관점을 지탱할 수 있어」
56페이지: 손으로 그린 아카데미아 풍경이다. 부연 설명: 「다시 돌아와서 일하진 않겠지만, 언젠가 강사로서 강단에 서고 싶다」
다음 20페이지 내용: 업무 스케줄표와 그림이 섞인 메모이다. 처음엔 또박또박했으나 점점 난잡해지는 게 필체의 주인이 일 때문에 시간에 쫓겼던 듯하다.
85페이지: 스케치라 부르기 힘든 정교함이 있다. 어느 위대한 건축 작품의 초안이 그려져 있다. 부연 설명: 「가능하다. 다만 너무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세부 사항을 고려해봐야겠다.」
91페이지: 엉망진창인 낙서가 있다. 별다른 부연 설명은 없다.
92페이지: 집 인계 문서이다. 부연 설명: 「다소 충동적일지도 모르지만, 희망찬 가능성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 모든 게 잘 풀리길」
101페이지: 낙서 몇 개가 있다. 부연 설명: 「다 망했어!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내일은 안 그릴래」
107페이지: 실내 설계도다. 람바드 술집의 2층인 듯하다. 부연 설명: 「더 좋은 일을 할 수는 없을까?」
112페이지: 집세 기록이다. 부연 설명: 「나쁜 건 아니지만, 일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이유 없이 날 거둬들일 녀석이 아닌데… 내가 녀석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115페이지: 짐가방 설계 초안이다. 부연 설명: 「메흐락은 옛날 단어인데 짐가방의 이름이 되었다. 뜻은 『작은 빛』인데, 다른 건 몰라도 메흐락이 내 언어를 이해했으면 좋겠다」

신의 눈

학생 시절, 카베는 과제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여러 차례 동기와 함께 각지의 유적을 탐방했다. 그때 당시 함께했던 이들은 모두 어렸기에 무덤의 깊은 곳까진 가지 못했지만, 성과만큼은 상당했다.
하지만 고대 유적 탐험엔 위험이 도사렸기에 참가자가 아무리 전문성이 있어도 위기를 피할 수는 없었다. 작은 방이 무너져 내렸을 때 만약 카베가 있는 힘껏 묘론파의 두 학생을 무덤에서 끄집어내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죽었을 것이다. 그렇게 엉망인 채로 경상을 안고 돌아온 카베는 친구들의 변심을 막을 수 없었다. 그는 남들이 성과를 얻게 도왔다 생각했지만, 실상은 대다수가 현실과 능력 차이의 벽에 부딪혀 곤혹스러워하며 프로젝트를 이탈했다.
카베는 「신의 눈」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 신비한 증명은 사람이 위기에 처하면 나타난다 들었는데, 탐색 작업 중 생명에 위협을 받았을 때도 그는 신의 눈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결국 본인의 힘으로 있는 힘껏 친구들을 구해냈다.
수년 뒤, 카베는 아카데미아를 졸업하고 그곳을 떠나 일에 매진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신의 눈을 잊고 있었으며, 그것이 누구에게 주어지는 건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염원하는 것이 있는 자가 주목을 받는다고 하는데, 그는 그중 한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 후 물 흐르듯이 평탄하게 시간이 지났다. 그는 디자인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고, 예술이 인정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골머리를 앓으며 피로함을 느꼈다. 그의 어머니는 폰타인에 새로운 가정을 꾸렸고, 집과 기타 자산을 자신의 아들에게 남겼지만… 이는 말할 필요도, 그럴 가치도 없는 이야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공사 중인 카자르자레궁이 갑자기 솟아난 죽음의 땅에 의해 파괴되었다. 카베는 밤새 폐허 속에 앉아 생각했다. 그러다 모든 걸 바쳐서라도 눈앞의 꿈을 좇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는 집으로 돌아와 관련 부서에 수속 신청을 넣었다. 공교롭게도 그때 당시 거래가 왕성했기에 카베는 반나절 만에 집을 팔고 후에 공사에 투입될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자잘한 일을 처리한 뒤, 카베는 마지막으로 오랜 세월을 함께한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납작빵으로 작은 카자르자레궁을 만들고 그 위에 요거트를 포함한 소스를 뿌려 예쁜 디저트를 완성했다.
만들기 어려운 요리는 아니었다. 어린 카베가 아버지에게서 배운 건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좀처럼 먹지 않다가 그날은 오래간만에 맛을 보고 싶어졌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것은 카베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아니었다. 그것을 먹기 위해 납작빵을 부숴야만 했을 때 그는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쓴맛을 느꼈다.
그 순간, 부서진 빵 사이로 찬란한 빛을 내는 「신의 눈」이 보였다.
카베는 깜짝 놀라 그것을 바라봤다. 이미 한참 늦었지만, 그것은 결국 그의 앞에 나타났다. 하늘 위 환상의 나라처럼, 너무나도 밝게 빛을 내며. 이상과는 달리 그것은 바로 앞에 있었다

2. 일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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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첫 만남···
  •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 대화도 눈높이가 비슷한 사람끼리 함께해야 즐겁지.
    난 건축 디자이너 카베야. 내 도움이 필요할 땐, 우선 네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전달해 줬으면 해
잡담
잡담 · 미학
  • 아름다움을 감상할 줄 아는 건 일종의 미덕이지
잡담 · 기분 전환
  • 늘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좀 걷는 게 좋을 거야
잡담 · 개선
  • 저번 방안에 개선할 여지가 있네. 마감일 전에 빨리 고쳐야겠다…
인사
아침 인사···
  • 잘 잤어? 아침부터 사람 신경이나 긁는 그 녀석을 만나지 않고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
점심 인사···
  • 햇빛이 정말 따갑네. 밖에 말려둔 재료는 어떻게 됐으려나…
저녁 인사···
  • 오늘따라 별이 많이 보이네. 좋은 조짐 같지 않아?
굿나잇···
  • 고민을 다 지우고 푹 자
날씨
비가 올 때···
  • 응? 갑자기 웬 비? 우산을 안 챙겼네…
번개가 칠 때···
  • 봤지? 방금 엄청 신기한 모양의 번개가 쳤어!
햇살이 좋을 때···
  • 오랫동안 햇볕을 쬐면 졸음이 쏟아지는데, 밤새 일할 때 느껴지는 어지러움과 비슷하지
눈이 올 때···
  • 흐으… 등에 한기가 느껴져… 가슴팍도 좀…
사막에 있을 때···
  • 초행길도 아닌데, 좀처럼 더위에 적응이 안 되네…. 하아, 어디 그늘진 곳 없나…
에 대해
자신에 대해 · 전공
  • 전공이라면 자신 있지. 어떤 학자라도 본인의 전문 분야에선 비슷한 반응을 보일 거야, 그게 우리의 에고거든. 이 정도 자부심조차 없으면 어떻게 자신과 남에게 요구를 할 수 있겠어?
자신에 대해 · 예술
  • 내 작업의 최우선 목표는 예술성이 아니라 품질과 안전성이야. 하지만 예술성을 포기한 적은 없어, 그게 내가 남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니까
우리에 대해 · 감상
  • 카자르자레궁을 본 적 있어? 내 회심의 작품이야.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니까…. 하하, 너희는 내가 아니고 업계 사람도 아니니 이해 못 하는 것도 당연해. 으… 그래도 가끔은 누군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우리에 대해 · 이상
  • 한 사람을 파악하려면 그 사람의 이상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어. 하지만 본인이나 타인의 이상 또는 꿈을 마주하는 건… 일종의 모험이야.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도 있지만, 그걸 누구나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신의 눈」에 대해···
  • 이런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염원을 품는다는 것은 어떤 때는 고통스러운 일이야. 다행히 난 내 「신의 눈」이 싫지 않아
하고 싶은 이야기···
  • 본인이 무엇을 위해 창작하는지 깨달은 이는 존중받아 마땅해.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흥미있는 일···
  • 문외한은 묘론파 건축 디자이너가 흙이나 목재 같은 자재들만 다룬다고 생각하던데, 어찌나 얕은 생각인지 반박할 가치조차 없다니까. 재료만 조립하고 그걸 집이라고 부른다면 건축학을 부정하는 꼴이 돼. 건축 디자인이란 문화의 일부이자 예술이야. 예술은 인간을 벗어날 수 없지. 사용자의 체감, 보는 사람의 느낌… 난 이런 모든 것들을 고려해. 참, 예술적인 표현과 인문 요소들을 결합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지
의 취미···
  • 음악, 건축, 조각, 그림, 이 모두 시간 들여 감상할 가치가 충분한 예술이지.
    다 할 줄 아는 건 아니지만, 흥미가 있으니 언젠가는 모두 통달할지도? 이거 봐, 벌써 연주도 할 줄 안다니까?
의 고민···
  • 고민이라…. 음, 가장 직관적인 고민은 돈 문제야.
    돈을 못 버는 건 아니지만, 남기질 못하겠어. 세상엔 돈 쓸 일이 너무 많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걱정 마, 전보단 많이 나아졌으니까. 곤란에 빠지지 않게 더 조심할게
좋아하는 음식···
  • 술과 따듯한 수프 그리고 치즈와 크림 요리라면 다 좋아. 신선한 과일도 나쁘지 않지
싫어하는 음식···
  • 맵고 뜨거운 음식은 입에 대기 힘드니까 못 먹겠어. 적어도 식혀야 먹을 수 있을 거야
에 대해 알기 · 첫 번째
  • 내가 수메르에서 제법 유명하다고? 하하하,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떠드는 거야. 그렇게 대단하진 않아. 이곳에서 살다 보면 안 유명해지는 게 더 힘들거든.
    다만 파산 스캔들 때문에 날 알게 된 게 아니었으면 좋겠네, 흥. 네가 원한다면 내 장점을 소개해줄게
에 대해 알기 · 두 번째
  • 아카데미아의 학생이 될 생각은 없겠지? 현실적으로 충고하는데, 디자인은 절대 고르지 마. 재미는 있는데 진짜 힘들거든. 졸업한 직후 아는 선배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매일 가축처럼 부림당했지. 꽤 오래 버텼는데, 진짜 힘들어 죽을 뻔했다니까
에 대해 알기 · 세 번째
  • 미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미란 제법 구체적인 개념이야. 난 미학에 기준이 존재한다고 생각해. 심미안도 많은 시간과 경험을 통해 향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이쪽 방면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날 찾아와
에 대해 알기 · 네 번째
  • 누군가는 내가 사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는데, 어처구니가 없네?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다른 사람이나 사물과 마찰이 생기는 건 당연하잖아. 귀찮다고 못 본 체할 순 없어
에 대해 알기 · 다섯 번째
  • 쉴 때 난 술을 마셔. 술은 고민을 희석해주거든. 어? 아, 아니야. 그냥 시간 때우려고 마시는 거야.
    으… 크흠! 그런 눈으로 보지 마…. 그래, 알았어, 인정할게. 난 고민거리가 많다고! 해야 할 일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고, 사람들과의 갈등도 있지…. 넌 그런 고민 없어?
선물 획득
선물 획득 · 첫 번째
  • 맛있다! 레시피 좀 알려줄래?
선물 획득 · 두 번째
  • 안주로 딱이네
선물 획득 · 세 번째
  • …음? 음… 으… 어…
생일
생일···
  • 오늘이 네 생일이니? 축하해, 생일은 중요한 날이지. 한해 중에 가장 가족이 그리운 날이기도 하고. 어쨌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기를 바랄게
돌파의 느낌
돌파의 느낌 · 기
  • 느낌이 좋네, 고마워
돌파의 느낌 · 승
  • 응? 한 번 더 할 수 있다고?
돌파의 느낌 · 전
  • 시야가 더 넓어졌어…. 이 느낌을 계속 유지하고 싶네
돌파의 느낌 · 결
  • 강해질수록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지. 그 일들을 하는 데 고통과 대가가 동반된다 할지라도, 난… 물러서고 싶지 않아
주변 인물에 대해
작은 쿠사나리 화신에 대해···
  • 작은 쿠사나리 화신은 참으로 현명한 신이야. 지혜로운 데다 성품까지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로 훌륭하지. 수메르 같은 학술의 나라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니 정말 존경스럽다니까.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 신에겐 정말로 고민이 없는 걸까? 지혜는 늘 고민과 함께 생겨나는데, 어떻게 해야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알하이탐에 대해· 성격
  •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녀석은 둘도 없을걸! 그 녀석 본인 앞에서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
    너도 알다시피 녀석은 똑똑하잖아. 머리가 좋은 사람은 성격이 나쁘다고들 하던데, 그 말은 반만 맞았어. 녀석의 경우는 좀 달라…. 우호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지만, 할 생각이 없는 것뿐이야.
    녀석의 성격이 좋다거나 기계처럼 고지식하다고 느꼈다면 그 자식과 덜 친한 거야. 그런 개성 넘치는 성격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을 리 없지
알하이탐에 대해· 복잡
  • 알하이탐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 우리가 학생 시절만큼 좋았더라면 늘 녀석에게 감사했겠지만, 지금은… 못하겠어, 인정하기도 싫고.
    뭐라고 해야 할까? 이 모든 게 운명의 장난 같아서… 인생을 몇 번 반복해도 알 수 없을 것 같아. 물론 그 녀석을 알게 된 건 좋은 일이야. 그러니까 성격 중에서도 최악인 부분만 자중해 주면 좋을 텐데, 그럴 리가 없겠지
타이나리에 대해···
  • 타이나리를 직접 만나보면 좋은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을 거야. 착하고 박식한 데다 지식을 뽐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지 않아. 본인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니까.
    카자르자레궁을 건설할 때 원예용 꽃을 고르는 방법을 그에게 물어봤는데, 편지로 답장해 주고 나중에 다른 몇 가지 문제까지 처리해 줬지. 아, 맞다, 사이노도 타이나리를 통해 알게 된 거야
도리에 대해···
  • 도리는 카자르자레궁의 주인이야…. 뭐? 당연하지, 카자르자레궁이 내 거일 리가 없잖아… 그건 그만 말해!
    도리는 참 영리한 사람이야, 사람을 다루는 방법을 잘 알지. 나는… 음… 모종의 이유로 돈을 좀 빌렸는데, 말하자면 복잡해…. 아, 아무튼 돈 문제로 날 좀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네. 도리는 분명 더 착하게 살 수 있을 텐데, 대체 왜 그러는 걸까?
사이노에 대해···
  • 사이노는 차가워 보이지만 내면은 따뜻한 사람이야. 전에 타이나리가 가장 친한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는데, 뒤를 돌아보니 위엄이 넘치는 풍기관이 들어오고 있더라…. 그런 타입의 풍기관이 학자와 친하게 지낼 줄은 상상도 못 했어.
    그래도 사이노의 하이개그만큼은 못 참겠더라. 겨울에 들으면 닭살이 돋는다니까. 사이노가 타이나리 집에 가서 밥 먹자고 하면, 옷 두껍게 챙겨입는 게 좋을 거야
콜레이에 대해···
  • 콜레이랑은 몇 번 만났지. 걔는 타이나리를 따라다니는 조수이자 학생이야. 매사에 진지하고, 인내심도 강한 편이라서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믿음직스러워.
    음… 그런데 고민거리가 많아 보이더라
닐루에 대해···
  • 무용수로서 닐루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 그런 배우를 영입하다니 주바이르 극장은 운이 정말 좋다니까.
    듣자 하니 성격도 좋다고 해. 춤출 때마다 웃으며 모든 관중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다지. 시간 되면 나도 닐루의 공연을 보러 갈 생각이야
파루잔에 대해···
  • 파루잔 선배는 성격이 시원시원해서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이야. 아카데미아 일부 학생은 선배를 무서워한다던데,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악의가 있어서 그런다기보단 학문에만 전념하느라 신경을 못 쓴 거겠지. 지론파 사람들이랑은 어울리기 힘들다는 말이 있던데, 그건… 하하.
    선배가 너한테도 자기 학생이 되라고 했겠지? 확실히, 파루잔 선배는 가끔 보면 무슨 판매원 같다니까…. 하지만 그 실력만큼은 진짜야
3. 전투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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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전투 스킬
첫 번째
  • 스캔!
두 번째
  • 덤벼!
세 번째
  • 장애물 제거!
원소폭발
첫 번째
  • 잘 봐둬!
두 번째
  • 작업 시작
세 번째
  • 모두가 주목하고 있군!
HP 부족
첫 번째
  • 진짜 귀찮네!
두 번째
  • 다음은 안 봐준다
세 번째
  • 윽… 저리 비켜!
동료 HP 감소
첫 번째
  • 이곳은 내게 맡겨!
두 번째
  • 뒤로 물러나
전투 불능
첫 번째
  • 아직… 할 일이 남았는데…
두 번째
  • 어째서…
세 번째
  • 내 꿈을… 짓밟지 마…
강공격 피격
첫 번째
  • 아! 이러지 마…
두 번째
  • 큭! 별거 아냐
4. 기타 대사
편집
보물상자 오픈
첫 번째
  • 새로운 발견이야!
두 번째
  • 좋은 거 주웠으니까 기분 좋지?
세 번째
  • 상상을 초월하는 횡재인데…
파티 가입
첫 번째
  • 도움이 필요해?
두 번째
  • 놔둬, 내가 알아서 할게
세 번째
  • 고객님이신가요? 아니면… 아! 너였구나
5. 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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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의 내용이 비어있습니다.

6. 우편
편집

@생일 우편 펼치기
-

발신인:

시간: 2021년


???

유효기한 : 발신일로부터 365일

첨부 : ??? x ?, ???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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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게시자: 너나우리 / 5분 전 / 댓글: 0 /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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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un39

    동일하게 원하는게 안나오는 정확성ㅠㅠ
    2021.03.10 / 삭제

    자료 이름은 이렇게 저렇게 표기

    최초 게시자: 가나다라마사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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