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엘은 믿음직하지만, 가끔 열정이 조금 지나칠 때도 있다.
길을 가다 마주친 그녀에게 바비큐에 쓸 장작을 어떻게 쌓냐고 물어본다면,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합류해 장작 쌓는 것뿐만 아니라 그릴을 세우고 식자재를 처리한 후, 진수성찬을 차린 뒤 한 입 먹어보곤 반드시 전부 익혀 먹으라고 당부까지 할 것이다. 그리고는 산불 조심하라는 한마디를 남긴 채 유유히 사라질 것이다.
물론 보통은 이런 도움을 개의치 않아 하겠지만, 가끔 이런 방식이 신기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한번은 몬드에서 주류 사업을 벌이기 위해 스네즈나야에서 온 상인이 있었다. 그의 본래 목적은 몬드에 뿌리를 내린 후 점차 고향의 술로 시장을 점유해 몬드의 주류업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그는 착한 상인으로 위장해 처자식을 데리고 몬드에 왔고, 노엘은 멀리서 온 귀한 손님들을 지극정성으로 대접했다.
처음에 상인은 몬드의 거칠고 낙후된 대부분의 시골 사람들과 다른 노엘의 극진한 대접에 감탄했지만, 조금씩 이상한 점을 느끼게 됐다.
노엘은 상인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 스케줄을 잡았고, 매일 삼시 세끼, 식탁에는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네즈나야 음식으로 가득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는 상인의 딸이 잘 때 인형을 껴안고 잔다는 것을 알고 손수 만든 인형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런 노엘의 행동에 상인은 몰래 장사 계획을 세울 수 없게 됐고, 그녀의 웃음 가득한 얼굴만 봐도 뭔가 숨겨진 의도가 있을까 봐 불안해졌다.
결국, 겁에 질린 상인은 가족들을 데리고 야반도주했고 다시는 몬드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노엘은 자신의 소홀한 대접 때문에 손님이 떠난 줄 알고 며칠을 의기소침하게 보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것 또한 그녀가 열심히 일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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