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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의 질서가 아직 황동처럼 굳어지지 않았던 시절, 야만족의 왕들은 문명의 옷을 입기 시작했다.
한때 호숫빛 장검 앞에서 서로 다른 맹세를 했던 것처럼, 보라색 옷을 입고 칭호를 귀족으로 바꾼 자들은 자신만의 의지로 규약, 공평, 정의를 해석했다.
높은 바다의 왕과 용사들 중에는 자애로운 자도 있으나, 야심가와 그림자 속에 숨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요물도 있었다.
녀석들은 충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뒤에서 재물과 권력을 탐하며,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붉은 와인처럼 들이켰다.
「난 황금 사냥꾼이 정한 금칙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대도시의 암투에서 멀리 떨어져야 하며, 동포를 죽여선 안 된다」
「친구들이여, 레무리아의 후예들이여, 동포들이여, 부디 내 말을 들어주게. 공평과 정의는 목적이지, 스스로를 옥죄는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되네」
「그대들이 고결한 명성이 더럽혀질까 두려워 고통의 바다를 외면한다면, 나는 월터라는 성을 버리고 사냥단을 떠나겠네」
그렇게 제국의 계승자는 또다시 높은 바다 북부 지역 왕들의 후예들과 적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가난한 자들 쪽에 선 사람은, 과거의 침략자의 혈족이었다.
그는 대대로 계승되는 황금 사냥꾼의 장검을 버리고, 동료들이 천히 여기는 단궁을 들었다.
유령처럼 궁전 사이를 누비며, 피로 집행의 올가미를 그려냈다.
마른 사냥꾼은 마물과의 정면 대결엔 서툴렀지만, 사악한 인간의 목숨을 마술처럼 끊는 데는 능숙했다.
전쟁과 충돌을 꺼리지 않는 귀족들은 피로 검게 물든 황금의 연회에서 소란을 술잔에 담아 마셨으나
갑작스러운 침묵과 정연한 불길한 징조 앞에서는 두려움을 느꼈다….
……
수많은 귀족의 목숨을 빼앗은 사격술과 추격을 따돌리는 보법으로 구성된 암살 기술은
실용주의적 고민에서 비롯되었다.
월터 가문의 반역자는 처형되었으나, 보라색 옷들의 암투 중에 누명을 벗었고
후원을 한 오페라에서 환영 사냥단의 집행인으로 칭송받아 우상이 되었다.
그 기술 또한 사라지지 않았고, 높으신 분의 묵인 아래 그림자 사냥꾼들에게 전해졌다.
먼 훗날 푸아송 포위전에서, 그 기술로 수호를 맹세했던 이들의 피로 강이 붉게 물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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